천재 시인 단테는 신곡의 지옥편에서 '지옥의 문'을 묘사하면서 "나를 지나(per me) 사람은 슬픔의 도시로, 나를 지나 사람은 영원한 비탄으로, 나를 지나 ......(중략) 여기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라고 세 번이나 '나를 지나'를 강조하고 있다. '나'는 지옥문 위에 씌어 있는 비명의 문자로 '지옥문'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주석가들은 여기 '나'는 결국 '우리 모두를'가르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내가 분별없는 행동을 해서 남에게 절망을 안겨 준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를 지나(per me)' 타인의 절망의 장소로 행하는 것이므로 내가 곧 '지옥의 문'이 되는 것이다. 우리 개인은 물론 한 단체나 사회도 자칫 잘못하면 인간은 그 누군가에게 스스로 지옥문이 되어 타인을 지옥 같은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09/02/19(30면) [문화로 읽는 세상] '단테의 지옥문', 조광호(신부, 인천가톨릭대 종교미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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